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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기 충의삼일장학생 (이화여자대학교-정치외교학과)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3-08-24 15:59:54
  • 조회수 117

20231학기, 서울에서 대면으로 다니는 두 번째 학기를 보내며 삼일장학회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본가가 제주도인데도 기숙사를 두 번이나 떨어져 서울에서 자취를 하게 되어 생활비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삼일장학회에서 주신 장학금 덕분에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더 온전히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장학금 생활수기를 쓰며, 올 초에 썼던 삼일장학회 자기소개서를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작년 2학기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가졌고, 교사로서의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한 학기를 보내겠다는 계획이 쓰여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를 돌아보면, 계획과는 조금 다르게 더 시야를 넓혀 다양한 활동을 했던 한 학기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교에 진학하며, 전공에 대한 확신 없이 현재 학과에 지원하였고, 그래서 학교를 다니는 2년 내내 전과를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결단이 안 서 결국 관심이 있는 다른 전공을 복수전공하고 부전공하며 학교를 다녔습니다. 전공 학회인 이화정치사상연구회와 부전공 학회인 뇌인지과학 학회, 논문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했던 것도 어떻게 보면 전공에 적응하지 못한 방황의 일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 학기까지는, 이런 중요한 시기에 여전히 전공과 진로에 대한 확신 없이 방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빨리 방황을 끝내고 나름의 답을 찾아야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고, 그래서 작년 2학기에 4.3 만점이라는 좋은 학점과 논문 프로그램 우수상을 받았음에도, 결과를 받는 그 순간에만 기뻤고 그 결과를 위해 보낸 한 학기 동안이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학기를 보내면서는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고,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고, 그럴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솔직한 제 자신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주변인들에게 제 상황과 고민을 털어놓았고, 교수님과의 면담에서도 전과를 고민했던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 지금 방황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나이가 들었을 때 방황한다며, 충분히 역량이 있으니 지금 마음 놓고 방황하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 모든 기회가 우연이나 운명 같지만, 운명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 이것저것 노력하고 시도해보아야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에 힘을 얻어, 이번 학기는 진로를 찾고, 결론을 내야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그저 매 강의, 매 하루에 집중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정말 신기하게도 이전 학기와 다르게 모든 강의가 결과와 상관없이 더 선명하고 생동감있게 다가왔고, 한 학기가 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복수전공에 부전공, 교직이수를 하고 있어 이번 학기에 조금 무리하게 22학점을 신청하여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교과목 자체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강의를 듣는 과정은 정말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직이수 과목 중 특수교육의 이해라는 과목을 들으며 파생된 흥미로, 심리학과 학생들과 함께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지원체계에 대한 고찰: 캘리포니아 주와 한국의 비교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해외 탐방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고, 운 좋게 7팀 안에 선정되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탐방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20일 간의 탐방 기간동안 우리나라의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포함해 캘리포니아의 리저널 센터, 장애인 복지기관 관계자분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였고우리나라로 돌아와 탐구 보고회를 진행하고, 다시 운이 좋게도 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학기를 돌아보았을 때, 계획대로 보내지 않았으며, 여전히 결론 없이 방황했던 한 학기였다고 할 수 있음에도, 나름의 결실을 얻은 한 학기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가 아닌 학문 그 자체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었고,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과정에 집중하며 그에 따라오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도 배웠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나쁘지 않은 학점과, 해외 탐구 프로그램 발표 보고회 우수상 등 나름의 결실도 얻을 수 있었고, 운이 좋게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관 중 한 곳에서 팀원들과 함께 인턴 제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제가 이번 학기를 진로에 대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보냈다면 얻을 수 없었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인턴제안을 받은 캘리포니아 기관은 미국의 발달장애인 복지 체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인데, 그곳에서 인턴을 하는 것이 어쩌면 처음 제가 정치외교학과를 들어오고자 했던 동기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국에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힘이 되고자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것처럼, 미국의 발달장애인 복지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하고, 언어적 문화적 다름으로 인해 그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교민들을 도울 수 있는 기관에서 일하는 경험을 통해 진로와 관련한 귀중한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인턴 지원을 고민 중입니다.

그래서 처음 삼일장학회에 제출했던 자기소개서의 계획과는 많이 다른 한 학기를 보냈지만, 그럼에도 달라지지 않은 것은 진로가 바뀌더라도 결국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혼자만의 발전과 능력 향상보다는 제가 가장 자신 있고 잘하는 분야에서 재능과 지식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스스로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삼일장학회에서 제가 도움을 받아 이번 학기 학업과 저 자신에 집중하며 좋을 경험과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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